우울증, 성인ADHD 치료 투약기

우울증, 성인adhd - 산도스설트랄린정, 메디키넷리타드20mg 복용기 증량 9일차! 복용 후 느낀점. (의욕, 의지박약, 인간관계, 상호작용 등...)

버니봄 2020. 10. 24. 21:3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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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mg으로 증량한지 9일차.

요즘엔 좀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약을 먹기 시작했다.

약효가 체감상 3시간 정도이고 대략 6시간 정도라서

오전에는 일단 내 얼마 안 되는 집중력으로 열심히 노력해보고 집중을 유지하기가 제일 힘든 점심 후 복용한다.

 

 

 

 

adhd 약 복용으로 체감되는 확연한 차이는 몸이 안 아프다.

무슨 말이냐 하면 나는 의자에 앉아있으면 온몸(엉덩이, 어깨, 허리, 무릎, 발목, 팔목... 등) 이 아프다.

이게 adhd 때문에 몸이 근질거리는 걸 아프다고 느끼는 건지

아니면 몸이 아픈 게 맞는데 약기운으로 집중을 해서 아픈 걸 못 느끼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

여하튼 약을 먹고는 책을 읽든 앉아서 공부를 하든 컴퓨터를 하든 딴짓을 하든 그 행동에 몰입해서 할 수 있다.

문제는 딴짓에 너무 집중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역시 내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.

 

그리고 의욕이 생긴다.

이건 우울증 약 때문인지 adhd 약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는데... 아마 adhd 약 효과라고 생각한다.

왜냐하면 아침에 일어나서 우울증 약을 먹고 adhd 약을 빼두고 점심때 먹는데

점심때 안 먹으면 의욕이 없고 다 하기 싫고 몸도 힘들어서 그냥 침대에 눕는다. 분명 해야 하는 일인데도.

난 내가 의지박약이라고 생각했는데... 이것도 adhd 증상 중 하나였다.

adhd 약을 먹으면 하기 싫지만 '그래도 해야 하니까' 몸을 움직이게 된다.

이런 기본적인 걸 안 하고 살았다는 게 참 씁쓸하기도 하고 ㅠㅠ

 

또 느낀 건 인간관계에서 자신감이 생긴다.

내가 우울증 약이랑 adhd 약을 같이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하게 어떤 약 때문일 거라고는 말을 못 하겠지만

확연하게 adhd 약을 먹었을 때 다른 사람과 소통이 원활한 느낌이 든다.

말을 조리 있게 잘 정리해서 내뱉게 되고 다른 사람의 말을 좀 더 경청하게 된다.

치료 전에는 몰랐던... 평소 나의 대화 방법이 좋지는 않았구나 깨닫게 되었다.

 

 

나의 안좋은 습관 중 하나가 길가다가 아는 사람을 만나면 그냥 못본 체 해버리는 것 이었는데

그냥 왠지 껄끄럽고 민망하고 저사람이 나를 못 알아보거나 못 알아들으면 내가 너무 민망할 것 같고 뭐 이런 걱정 수두룩빽빽으로 그랬던 것 같다. 약을 먹고나서는 왜 그랬는지 이해가 안된다.

 

하루는 지인들과 커피를 먹을 생각으로 adhd 약을 안 먹은 채로 대화를 나누었는데 확실히 횡설수설하고 일단 화두를 던져놓고 본다거나 상황에 맞지 않는 얘기를 한다거나 ... 대화하고 나서 아 이런 얘기는 왜 했지! 왜 이런 얘기는 안 했지! 하고 후회하게 되었다. 확실히 치료를 받아보니까 치료 전의 내 모습(약 복용하지 않았을 때)을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다.

 

반면 adhd 약을 복용한 날 커피를 마시게 되었을 때는 심하게 업되고 흥분상태였지만 (우울증+adhd+커피 3단 콤보) 딱히 말실수를 하거나 과하게 얘기하지도 않았고 그냥 좀 기분 좋고 업된 상태였다.

아 부작용으로 속이 매우 메슥거리고 엄청나게 피곤하고 잠이 안 왔었으므로 adhd 약을 먹고 커피는 절대 먹지 말자.

 

좀 아 내 성격은 왜 이럴까 생각했던 ... 그러니까 내가 싫어하던 내 성격들의 많은 부분이 adhd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, 치료를 하면서 내가 정신이 아파서 그랬구나~ 하며 마음의 위안을 많이 얻게 된다.

앞으로도 꾸준히 치료받아봐야겠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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